당신은 내게 우주 같이 큰 사람이 였어요.
어찌나 큰지 당신을 넘어설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을 것 같고
당신이 넘지 못할 높은 곳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죠.
무너지지 않는 사람. 단단한 사람. 그래서 내게 산 같은 사람.
그런 그가 나의 아픔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지난 날 내게 흉터로 남은 상처에 대해 그는 내게 대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때 그 자리에 당신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안아줬을 것이라 했어요.
밤이 길었던 날.
그는 창문 밖에 서서는
고개 숙인 날 바라보고 있어야 했어요.
곁에 있게만 해달라 해도,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을 수 백 번 듣고도
그는 내 곁에 오려고 끝없이 말을 걸고
겨우 “ 그녀는 괜찮나요?” 묻고
“들어갈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지금 괜찮은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어요”
반복된 부탁에 제 곁에 그가 서있을 수 있었어요.
그는 내 손을 잡고 “ 괜찮아.. 괜찮아..” 말했어요.
어둔 밤에 그의 손을 잡고 돌아온 집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어요.
편히 쉴 수 있도록 그는 집에 돌아와
집을 정리하고 다시 내게로 돌아왔던 거 에요.
그는 얼마나 울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눈물로 천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내게 돌아왔던 걸까요.
바닥에 그의 눈물이 고인 듯 해서 뒤를 지키고 서있던 그의 품에 안겨 말했어요.
“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그의 넓은 가슴에 안겨 그의 냄새를 맡았어요.
그의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 내렸죠.
그는 내게 말했죠.
“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더 예수님을 닮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당신의 엄마, 아빠가 못되어 줘서 미안해”
아픔을 준 사람들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데..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그가 내게 다 미안하다고 해요.
아픔을 줬던 사람들은 나 때문에 하나도 안 아픈데
나를 사랑하는 그는 너무 아프 데요.
그의 어깨는 우주같이 넓지도, 산처럼 높지도 않고
나 한사람 꼭 껴안을 수 있을 만큼만의 어깨였고
나 한사람만 눈 마주 칠 수 있는 조금 높이에 있을 뿐인데
내겐 세상 전부인 작은 그를 오래도 아프게 했어요. 홀로 외롭게 했어요.
아파도 좋으니 널 안게 해달라 애타게 부르던 그였어요.
외로워도 좋으니 널 바라볼 수 있게만 해 달라던 그였어요.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조금씩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까지 당신과 헤어지지 않았어요.
당신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당신의 사랑만으로 만족하고
그 사랑만을 간구하고, 사랑으로 충만한 하루를 보내고
난 더 강해져서 돌아왔어요.
아무도 모를 거에요.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상처가 깊었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얼마나 깊은 밤을 보냈는지.
말해도 모르죠.
그러나 당신은 다 알아요.
같이 아프고, 같이 울고, 같이 그 깊은 밤을 보냈으니까.
당신만이 아는 그 시간에
당신이 내게 “ 괜찮아.. 괜찮아” 라고 해준다면
그건 정말 괜찮은거에요.
넘어지기만 했지, 일어서는 법을 몰랐던 나를
일으킨 건 당신이었어요.
절벽에서 돌아서게 한 건
당신이었어요.
소용돌이 속에서 건져낸 건
당신이었어요.
깊은 절망에서 빛을 보게 한 건
당신이었어요.
누군가 내게서 아름다움을 찾아낸다면
그건 당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