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편집하고, 인터뷰를 하고, 영상을 만들어 봐도
언제나 진짜 나를 표현하고, 나타내는 방법으로 가장
나 다울 수 있는 것은 글쓰기.
내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만들고 싶다.
어린이를 위한 책도 아니고,
어른을 위한 책도 아닌.
어른이 된 어린이를 위한 책.
“ 엄마가 쓴 책이야, 할머니가 쓴 책이야” 하며
읽기를 권장해서 읽게되는 책이 아닌
어느날 잠들지 못하는 밤, 커피 한잔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을 만큼 마음의 구멍이 나있을때
그 구멍에 잠시 따뜻한 여운을 남겨주는 책.
엄마가 이 자리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할때가 있었구나
할머니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에 덮여진 소녀의 마음과
이제는 흐릿해진 눈과, 잘 들리지 않는 귀로
그런 뜨거운 생각, 위로,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이
젊은 어린이, 젊은이, 어른이 된 아이의 밤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억들이
담겨진 책이었으면 한다.
다산 정약용은 ‘굴이 얼마나 맛이 좋은가’ 라는 글을 책에 썼다는 것으로
오늘 후대인들에게 ‘조선시대때부터 굴을 먹었다 ! 정약용의 책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는
참고 문헌으로 쓰여지는데
내가 오늘날 ‘핫초코’를 딸에게 만들어주었다. 라는 글은
100년후 사람들이 볼때
100년전 사람들은 엄마가 딸에게 핫초코를 만들어 주는 전통이 있었다.
참고자료 곽수정 작가의 ‘책’ 으로 쓰여질지 아무도 모르지 않나.
일상생활을 기록한 일기의 힘을 ‘내가 무슨 이런 소재로 책을 써.. “ 하며 마음 약해지는 건
‘안나의 일기’ 도 모욕하는 마음자세라고 경고장을 날린다.
많은 이들이 추억을 떠올릴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매일 반복되던 일상이다.
김장 담그는 엄마 곁에 앉아 방금 버무린 겉절이에 차가운 굴을 한입에 쏙 넣던 순간
주머니에 담긴 500원짜리 동전을 만지작 거리며
세상 모든 재밌는 물건이 온 벽 가득 진열되어 있던 문방구를 찾아가던 시간
입이 뜨겁게 데는 한이 있어도, 가장 뜨거울때 한입 베어 먹고 싶은
달콤한 팥 가득한 찐빵을 들고 걷던 겨울 눈길
이렇게 하루 하루가 쌓여서, 특별한 나를 만들었으니 그 순간마져 사랑해주자.
“ 내가 왕년에는 정말 대단했는데..” 하며 지금을 한탄하는 이에게는
“ 지금은 더 좋아졌아.” 라고 응원해 주는 글
“ 나는 변하고 싶어요” 하며 지금의 자신을 미워하는 이에게는
“ 많이 변했어” 라고 대답해주는 언니로 다가가는 글
“ 난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 라며 쉬고 싶은 이에게는
“ 여기 앞에 앉아서 말해봐, 뭐가 힘들었는지 “ 하며
자신의 지난 시간을 되짚어 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글.
질책하거나, 또는 우월감을 주는 그런 글이 아닌
오늘의 반성은 하되, 나는 나로 살가서, 결국 ‘나와 너’가 만나는 글이고 싶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은
자신의 일상을 좀 더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
그렇게 마음의 봄이 오길
따뜻한 바람을 불주고 싶다.